자전거

생활 자전거 도색하기 1

위쳐 2020. 10. 25. 20:54

올해 초 티몬에서 쌈마이 자전거를 하나 샀었다.

 

문제의 자전거

 

동네 마실이나 다니려고 6만 5천원인가 주고 샀었는데 자전거도 싸다고 아무거나 사면 안된다는걸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제품.

 

보관상태가 너무 안좋아 곳곳에 포진해 있던 녹은 둘째 치더라도,

 

일단 브레이크가 싱글 캘리퍼라 너무 안잡혔다. 무시하고 타다간 언젠간 사고날 것 같아 듀얼 캘리퍼로 교체.

 

그 이후로 논인덱스 변속기도 맘에 안들어 이것저것 바꾸다보니 크랭크 프리휠 디레일러 타이어 안장 싯포 등등 여러가지 바꾸게 됐는데 자전거 값의 두배정도 들어간 것 같다..;;

 

그래도 교체 후 평속이 최소 5km/h 는 증가해서 나름 뿌듯했으나 이제 프레임 색깔이 마음에 안들기 시작... 나는 왜 민트색을 샀을까... 빨간색도 있었는데... 아무튼,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한 3만원 정도면 올검으로 할 수 있겠다 싶어 결국 일을 벌였다. 비용, 시간, 노력대비 효율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소소하게 뜯어보고 이것저것 바꿔보는거 좋아하는 마이너한 갬성을 타고나는 바람에 몸이 항상 고생하는건 어쩔 수 없음...

 

(자전거는 ㄹㅇ 싼거 사지 말고 한번에 좋은거 사는게 몸도 멘탈도 편하고 비용도 아끼는 길이다. 아무리 돈이 궁해도 최소 시마노 인덱스 저가형이라도 달려있는걸 사자)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는데 대충 저런 색깔이다. 나름 데칼도 붙여봤지만 별로 맘에 안든다.

 

 

 

페인트 리무버 바르고 기존 도장 긁어낸 모습

리무버와 붓까지 사는데 배송비 포함 1만원 정도 들었다. 리무버를 사용하기 전에는 버려도 되는 옷, 버려도 되는 신발, 마스크, 고글(안경), 모자 등으로 중무장 한 뒤에 사용해야 한다. 점도가 어느정도 있어서 막 튀거나 하진 않지만 맨살에 튀기라도 하면 위험하다. 고무장갑도 필수. 나는 코팅장갑, 비닐장갑, 고무장갑 3중으로 끼고 했다. 원액이 고무나 플라스틱 정도는 녹일 수 있으므로 장갑에도 되도록 묻지 않게 해야 한다.

 

 

너도 이제 벗어볼까

 

난 민트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일단 금방 질린다.

리무버만 잘 발라주면 기존 도장은 나름 힘들이지 않고도 잘 벗겨 낼 수 있다. 다만 구석구석 깔끔하게 벗기기가 어렵다. 특히 용접 자국 부분이나 볼트 구멍.

 

 

1차 리무버 작업 후

1차 리무버 작업으로 사진과 같이 벗겨 낼 수 있었다. 민트색은 비교적 잘 벗겨졌으나 기초도장인 흰색까지 잘 벗겨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날도 어두워지고 해서 나머진 다음날 하기로 함.

 

참고로 리무버 작업은 바른뒤 한시간 이내로 끝내야 한다. (제품에 따라 30분도 있고 설명서가 다름. 사용전 설명서 숙지 필수) 더 지체하면 리무버의 왁스 성분이 굳어서 더 벗겨내기 힘들어진다. 나는 1차 작업을 마무리 한 뒤에 중성세제로 한번 세척해 주었다.

 

 

다음날 2차 리무버 작업 후

2차 리무버 작업때는 리무버를 바른 후 철수세미로 밀어버렸다. 최대한 장갑에 리무버액이 닿지 않게. 스크래퍼는 아무래도 닿는 면적이 좁아서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다만 철수세미를 써도 뭔가 말끔하게 밀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결국은 사포질이 답.

 

 

중성세제로 세척 후 열심히 사포질 중

이제 뭔가 슬슬 매끈해지는 느낌이 든다. 사포는 반드시 천 사포를 쓰자. 찢어지지 않고 좋다. 물에 빨아 쓸 수도 있어서 물사포질이 가능. 근데 물사포질이 체감 될 만큼 매끈해지는지는 모르겠음. 난 두장 샀는데 한장으로도 충분하다. 철물점에서 한장에 800원. 참고로 천 사포는 200방이 가장 높다.

 

 

 

사포질 완료

거의 99% 벗겨내었다. 용접자국 움푹 들어간 부분이나 작은 볼트 구멍 등등 이런곳은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 손사포질로는 한계가 있었다. 샌딩기 같은 기계로 한다면 모를까. 힘도 들고 지겹기도 해서 기존 도장 벗기기는 이정도에서 마무리 하기로 한다. 어차피 블랙 도료로 두껍게 덮을 예정이기 때문에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과연...?)

 

여기까지 하는데 4일정도 소요되었다. 물론 하루에 약 2~4시간 정도 밖에 안했지만

부품 탈거 -> 프레임 표면 정리(데칼, 스티커 등등) -> 리무버 작업 -> 사포질

 

본격적인 도색은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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